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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의식과 충동 만약 단 한 가지 소원만을 빌 수 있다면 아마 나는 '세상을 알게 해 주세요.'라고 빌었을 것이다. 사람이 궁금했고, 인생이 궁금했고, 세계의 원리가 우주의 원리가 궁금했다. 불안과 두려움은 무지로 생겨나고 앎의 느낌은 시야를 환히 밝혀주고 차분하고 명료한 상태로 접어들게 했다. 무언가를 진정 알기 위해서는 지식과 이론으로 단순히 누군가에게 배울 수 없고 체감하고 체험해야 한다. 그래서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구분이 되냐'는 그 핀잔에는 난 먹어보기 전까지 먹어보고 싶은 그 유혹을 이길 수 없을 거라 생각한다. 진정 알고 싶다면 먹어봐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인간이 무엇인지 삶이 무엇인지는 사는 내 진정 알기 어려웠다. 죽음까지 겪은 온 과정을 다 체험해야 '삶'이 무엇인지 체감할 수 있을 텐데. 개별.. 2022. 1. 7.
tvN 나의 아저씨 - 그 애가 나를 알아 실로 오랜만에 보게 된 드라마 tvn 나의 아저씨 많은 이들이 인생 드라마로 꼽으며 나를 아는 사람들도 너 이 드라마 좋아할 거라며 수없이 추천해 주었는데 괜히 봤다가 더 우울해질까 봐 두려워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무작정 어둡고 눈물 짜게 답답한 신파극일 것 같다는 편견을 부수고 3일 만에 정주행을 끝내버렸다. 이 드라마는 뭔가 마케팅이 잘못되었어. 괜한 오해를 많이 받은 것 같다. 다 보고 나면 어두움보다 따뜻함이 마음속에 차오르는 인간미 넘치는 드라마 스릴러, 범죄 수사물 같은 재미는 덤이다. 생각보다 빠른 전개,주조연 낭비 없이 쓰이는 살아있는 캐릭터 드라마 보고 운 적이 거의 없는데 드라마를 보면서 세 번이나 울었다. 지안이가 울고, 동훈이가 울고, 나도 울었다. 스포일러가 대량으로 포함되어 있.. 2021. 12. 31.
001 DayDream 001 2021년의 마지막 날이다. 이상하게도 우울하다. 어둠이 스며들 때는 두려워하지 말고 그 안의 심연을 바로 바라보도록 집중해야 한다. 물론 그 와중에도 우울하다. '이상하게도' 이런 표현을 쓸 때는 아직 이유를 파악하지 못했지만 분명 이유가 있다는 뜻이니까. 슬퍼질수록 마음이 아파질수록 거기엔 반드시 해답이 있다. 어제는 상상이라 불리는 게 사실은 직관과 닮았구나란 생각을 했다. 대단한 빛을 찾아냈다고 생각했는데 원래 알고 있던 거라서 또 그게 그리 쉽게 알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시무룩해진 걸지도 모른다. 직관을 만들어 낼 수는 없다. 어떤 단어로 지칭하든 그 명확하고 흔들림 없는 그 느낌이 아마 그들이 말한 지혜이자 상상이고 직관이 아닐까. 그 기분을 경험해 본 적 있다는 것만으.. 2021. 12. 31.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해석 마츠코, 마츠코, 나의 마츠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Memories Of Matsuko,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 2006 *스포일러 주의 14년이 흘렀구나. 이 영화를 두 번 보기까지 영화를 볼 때 눈물이 없는 편인데 오늘도 마츠코를 생각하며 눈물이 났다. 마츠코를 위해 글을 쓴다. -2020.09.18 '너의 고모는 시시한 인생을 살았어.' 마츠코가 살해당한 후 조카인 '쇼'는 고모의 존재를 알게 된다. 세상 대부분의 사람에게 마츠코란 차라리 없는 게 편한 큰 오점이다. 가족에겐 몸을 팔고 살인자가 되어 복역한 수치스러운 인생을 산 여자, 그녀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정신 나간 여자, 냄새나고 더럽고 뚱뚱하고 늙은 스쳐지나갈까 두려운 히키코모리. 그녀가 인생이란 무대에서 사라지고나서야 비로소 조카 '쇼'.. 2021. 12. 25.
Netflix 영화 불량공주 모모코 해석 불량공주 모모코 2005.09.02 개봉, 감독 나카시마 테츠야 *주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명대사가 너무 많고, 볼거리가 너무 많고, 통통 튀고 즐겁고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영화, 살아갈 많은 날 모모코와 이츠코가 그리우면 몇 번이고 되돌려 볼 것 같다. freak이란 단어를 부제로 붙여주고 싶은 영화, 사랑스럽고 유쾌하다. 색을 잃어야 어른이 될 수 있는 건 아니야 나는 로코코 시대의 프랑스에서 태어나고 싶었다 사람은 겉모습이 다라고 생각하는 모모코, 그런 모모코의 철학은 로코코 정신이다. 로코코 정신을 빼다 박은 롤리타풍의 드레스, 그 드레스를 마음껏 입는 게 그의 행복이고 삶이다. 하늘하늘 베이비 드레스, 프릴 양산, 굽이 높은 구두, 시골 촌 구석이라고 포기할 수는 없다. 모모코가 우.. 2021. 12. 25.
그 시절 빛이자 동경이고 위로이자 종교였던 책 '데미안' 저마다 삶은 자기 자신을 향해 가는 길이다. 외롭고 고독했다. 어느 날 갑자기 세계는 나와 한순간에 분리되고 말았다. 날 감싸 안고 있던 순진하고 따뜻하고 안락했던 세계와 분리되었으나 독립은 나의 의지가 아니었다. 온몸으로 취약성이 드러났다. 늘 거기 있었지만 이전까지 문제 되지 않던 사소하고 당연한 결점과 나약함이었다. 그러나 세계와 분리된 순간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꼈다. 존재의 고독 속에서는 내쉬는 숨 하나마다 우주의 진공 상태에서 직면하는 죽음의 전조가 뒤따랐다. 죽음은 필연적이었다. 죽지 않을 수만 있다면 모든 걸 내 던지고 싶었다. 당장 저 세계에 속할 수만 있다면 나 자신의 모습 같은 건 하나도 중요치 않았다. 모든 걸 부정할 수 있었다. 다시 외롭지 않을 수만 있다면 난 무엇이든 했을 것.. 2021. 12. 24.
I Want To See A Brief Future - Sweet Dove Sweet Dove - I Want To See A Brief Future -한 번 길을 선택하면 돌아갈 수 없는 건가요? 다음 갈림길이 나올 때까지 계속 그 길로만 가야 하는 건지요? -네. 그것이 운명의 법칙이에요. 다음 선택의 시기가 올 때까지 자신의 선택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죠. [더 해빙 , 이서윤 홍주연 지음] 용기와 신호를 주었던 음악, 모든 걸 다 알게 될거야. 과거를 정의하는 것은 현재이니 선택에 책임을 지자. 현재가 과거를 재정의할 수 있도록 가치가 될 수 있도록 성장의 밑거름이 되도록 후에 확신이 될 수 있도록 마주 보고 계속 걷자. 2021. 12. 24.
Mi Cubano 비대면 전시회와 조촐한 북토크 기록 꿈도 꾸지 않고 자고 일어났다. 아침이 밝고 다른 날이 왔지만 여전히 어제에 머물고 싶어 한다. 환기를 하면 바로 깨어날 그 꿈과 시간에 있다. 그렇다면 날아가기 전에 기록해서 간직할 수밖에. 그렇다. 글은 포르말린이다. 영원히 박제해 두기 위해 서슴지 않고 심장의 온기 정도야 포기하고 왜곡을 받아들이는 행위이다. Mi Cubano의 가치는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을 만나게 해주고 새로운 인연을 연결한 힘에 있다. 이 책 덕분에 자꾸 자꾸 신기하게 사람을 만났다. 돌아보면 지금 내 곁에 교류하는 소중한 인연 중 그 책이 어떻게라도 엮이지 않은 사람을 찾기가 매우 힘이 든다. 설사 다른 계기로 알게 된 이후 우연히 이 책을 읽고 조금 더 나란 사람을 알아보고 싶어 한 사람이 있다. 어제 래연님이 이런 말씀을 .. 2021. 12. 24.
Mi Cubano(나의 쿠바노) - 스텔라(Stella) 사람들의 가슴속에 이야기가 쌓인다. 누군가는 그걸 풀어 글을 쓰고, 누군가는 말을 하고, 누군가는 노래하고, 누군가는 도화지를 채운다. 그러나 대부분은 쌓고 또 쌓기만 하다가 화석이 되어버린 이야기 더미 속에서 이따금 보석 같은 순간들을 꺼내어 보며 울고 웃는다. ‘꼭 쓰여야 하는 이야기가 있다’ 나는 몇 번이나 이 이야기를 쓰려고 시도하곤 했지만, 완전히 쓰거나 말하기가 겁이 났다. 어떤 날은 누구에게 들킬까 두려웠고 어떤 날은 모두 다 쏟아내고 싶었다. 이 이야기는 수많은 고민 뒤로 숨어 나의 기억 속을 은밀하게 부유하고 있었다. 어느 날 서랍에서 사진기를 찾다가 메모가 적힌 몇 장의 포스트잇을 우연히 발견했다. 다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신기하게도 그 기록은 여전히 내 주변에 남아 있었다. 지금은 제.. 2021. 12. 24.